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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삶을 실천하고자 할 때, 많은 분들이 주방, 욕실, 소비 방식부터 바꾸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조금 더 ‘생활 속 문화’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독서 습관입니다.
독서는 지식을 쌓고 마음을 가꾸는 훌륭한 활동이지만, 종이책 소비가 쌓이면 의외로 많은 자원을 소비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천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독서 습관 만들기 방법을 소개드리며, 누구나 실천 가능한 작은 변화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종이책 소비, 생각보다 큰 자원 소비
저는 오랫동안 종이책 애호가였습니다. 서점에 가서 책장을 넘기며 책을 고르고, 새 책 특유의 잉크 냄새와 감촉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읽은 책보다 쌓아두기만 한 책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공간도 좁아지고, 먼지나 관리 부담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 책 한 권을 제작하는 데 종이 약 1.5kg, 물 10~20L가 소비됩니다.
- 출판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책도 연간 수십만 권에 이릅니다.
- 읽고 난 뒤 버려지는 책은 재활용되기보다는 소각되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이후, 독서 습관 역시 환경과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고,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아예 읽지 않기보다는,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독서를 이어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된 것이죠.
제로웨이스트 독서 실천법
환경을 고려한 독서 습관은 어렵지 않습니다.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해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음은 제가 실천하고 있는 몇 가지 방법입니다.
- 전자책 리더기 활용: 태블릿이나 전자책 단말기를 이용하면 종이 없이도 수백 권의 책을 한 기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화면 밝기 조절, 가독성, 메모 기능 등도 뛰어나며, 외출 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어 편리합니다.
- 도서관 중심의 독서: 지역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을 적극 이용하면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전자책 대여도 가능해졌습니다.
- 중고 서점과 교환 플랫폼 활용: 이미 읽은 책은 중고 서점에 판매하거나, 지인과 책을 교환해보세요. 개인적으로는 당근마켓을 통해 책을 사고팔며 독서 네트워크를 넓히기도 했습니다.
- PDF·오디오북 활용: 논문, 보고서, 잡지류는 PDF 파일로 구독하고, 집중력이 부족할 때는 오디오북으로 청취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걷거나 이동 중에도 책 내용을 접할 수 있습니다.
- 종이 대신 메모 앱 사용: 책을 읽고 느낀 점은 노트 대신 디지털 메모에 정리합니다. 손으로 쓰는 감성이 아쉽다면, 태블릿 펜을 활용한 필기 앱도 좋은 대안입니다.
이러한 방식들을 병행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물리적인 부담이 줄고, 정리된 독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책이 쌓일수록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었지만, 지금은 내게 필요한 책만 선별적으로 읽고, 그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 방식으로 독서를 바꾸게 된 것입니다.
독서 습관의 전환, 삶의 질을 바꾸다
제로웨이스트 독서 습관을 통해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책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신간이 나오면 무조건 구매하곤 했지만, 지금은 그 책이 정말 필요하고 지금 읽을 타이밍인지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구매하더라도 반드시 다시 읽을 책이거나, 오래 간직하고 싶은 책만 소장합니다.
이러한 전환은 곧 삶의 여백으로 이어졌습니다. 더 이상 책장 정리로 고민하지 않고, 적은 책만 두고 오히려 더 많은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남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독서도 생각보다 몰입도가 높고, 하이라이트 기능 덕분에 읽은 책을 복습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 책장과 방 정리가 쉬워져 공간 스트레스 감소
- 도서 구입 비용 절감
- 도서 기증을 통한 나눔 실천
- 환경에 대한 책임감 상승
이 모든 변화가 거창한 결심이 아닌, ‘한 권을 사지 않는 선택’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독서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 실천을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어렵게 느껴지셨다면, 오늘 하루는 종이책 구매 대신 전자책 앱을 열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그 하나의 선택이 독서의 방향뿐 아니라, 환경과의 관계도 함께 바꾸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